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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읽지 않아도, 우린 앉아 있다

 

독서가 비주류 문화가 되면서 작가는 ‘구림’의 상징이 되었다.

책은 소외받고 가난해졌지만 그렇게 경계에 도달했고, 지금 이전에 없던 문학이 시작되었다(한국).

디자인은 다르다 가난하지만 가난하지 않은 척했고 소외받은 적은 없었다.

 

경계로 나아간다.

각자의 방식으로 시도 실험 행동한다. 경계로 나아간다.

새로운 것을 하기 위해 애쓸 필요는 없다. 새로움은 늘 태도에 달려있었다.

 

생활을 고려한다.

한계일 수도 있지만 우리는 생활을 벗어나지 않는다.

불편하진 않지만, 불만족스러운 부분을 흥미롭게 하고,

낯설지만 누군가는 꼭 가지고 싶어 할 것을 만든다. 그래서 이상하더라도, 아름답게.

어떤 생활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 조규엽, 디자이너, 플랏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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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직 이 의자에 앉지 않았다

 

의자에 대한 글을 부탁받았고

의자에 대한 설명을 듣고 사진을 봤다.

의자는 오래된 성벽처럼 보였다.

 

이 의자는 앉기 편합니까?

내가 물었다.

 

의자가 꼭 앉기 편해야 합니까?

그렇지만 우리는 의자에 앉는다는 사실을 포기할 생각이 없습니다.

 

나는 무슨 말인지 알아듣지 못했다.

그러니까 실용성을 포기하고 미적으로 가겠다는 건지,

실용성과 미감을 모두 추구하겠다는 건지,

의도를 알 수 없었다.

 

내가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고 하자 디자이너는 말했다.

사실 우리도 잘 모릅니다.

다만 우리는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마다 가구를 만들었는데

그때마다 어떤 벽에 부딪혔고,

그 벽은 어떤 한계를 뜻했는데

어느 순간 벽 안에서 의자를 만들지 않을 수도 있겠다,

어쩌면 벽과 벽의 경계에 놓일 가구를 만들 수도 있겠다

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이 의자의 장점은 뭔가요?

내가 다시 물었다.

 

디자이너는 잠시 생각하다 말했다.

일어날 수 있다는 겁니다.

 

나는 아직 이 의자에 앉아보지 않았지만

그 말을 듣고 앉고 싶다고 생각했다.

 

의자는 앉기 위한 게 아니다.

일어나기 위한 것이다.

이렇게 말해도 될까요?

 

내가 묻자

디자이너는 잠시 고민에 빠졌다.

 

그것도 좋네요.

 

- 정지돈, 소설가, 후장사실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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